다른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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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 수도원다른나라 2025. 6. 2. 23:04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1시간 남짓 투어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갑자기 산이 많아지고, 건물들이 사라진다. 여길 버스가 갈 수가 있는건가...? 싶은 오르막을 거침없이 올라간다. 정말 한참을 올라간다. 그렇게 도착한 몬세라트산. 내리자마자 아차 싶었다. 겨울용 외투를 한벌도 안가져온 대가를 치를 시간. 이 곳에 올라오면 기온이 확떨어져서, 아맞다 겨울이었지- 다시금 깨닫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숨으로 훅 들어온다. 산 위의 수도원이라니. 중세 rpg게임에서나 접해봤지 실제로 와보니 뭔가 더 웅장하고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아침햇살이 그런 분위기를 더해주기도 했다.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벌써 분위기에 압도 되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검은 성모마리아. 나도 줄서서 기다렸다가,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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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교토의 밤다른나라 2025. 5. 29. 14:43
밤을 걷는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가끔 달려도 좋다. 요아소비의 밤을 달리다는 더 좋다-학창시절부터 따로 통금같은게 없었던 나는, 밤늦게 거리를 배회하다 집에 들어가곤 했었다.뭐 비행청소년 같은건 아니고... 그냥 조용해진 세상을 걷는게 좋았다.교토에서도 밤산책을 빼놓을 수 없었다.붉고 푸른 가로등이 대비되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 역시 좋다. 어떤 종류의 가로등이 켜져있을지, 골목을 들어설때마다 기대감에 부푼다. 소소한 풍경들이 참 좋다. 늦은 시각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워내는 소리가 들린다. 작은 가게들을 지나칠때면 항상 궁금해진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런지. 번화가의 수많은 불빛들을 지나칠때와는 또다른 감각이 날을 세운다. 조금만 번화한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다시 자동차 소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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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날의 교토다른나라 2025. 5. 29. 00:01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에 가보기로 했으니, 여우신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우중충한 하늘이지만, 다양한 차림으로 모여드는 여행객들의 표정은 매우 밝다.이때의 나처럼 큰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이제는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는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여행의 본질은 촬영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카메라의 크기를 계속 줄이고 있다. 눈으로 온전히 담고, 귀로 듣고, 숨으로 느끼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종교적으로 매우 복잡한 나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식 교리나 신앙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아무튼 그래서 정말 다양한 신이 존재한다. 여기는 여우를 신으로 모시는 곳이다. 보통 이 모습을 찍고 싶어서 여기에 많이들 찾아온다. 나도 되게 오랜만에 와본 것 같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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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아침다른나라 2025. 5. 27. 21:41
잠을 설쳤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원래 어디서도 깊은 잠을 못잔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호텔 밖을 나섰다. 새벽 6시가 조금 안된 시각.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대중교통을 10번 탈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해서 투어 집결지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지하철은 생각보다 쉽다. 그 복잡한 도쿄 지하철도, 뉴욕 지하철도 두번만 환승해보면 바로 익숙해지는걸 보면 어딜가도 지하철은 잘 탈 수 있을 것 같다. (버스는 어렵다.......... 여전히 버스는 잘 못타고 잘 안탄다) 조금씩 동이 터오고 있었다. 사진은 평온해보이는데 실제로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있었다. 나는 이때 캐리어도 없이 백팩 하나를 들고 떠나왔고, 외투는 얇은 싱글코트를 하나 걸친게 전부였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객기였는지 잘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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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언제나 교토다른나라 2025. 5. 25. 22:09
일본의 수많은 도시들을 구석구석 다녀보았고, 좋았던 곳은 두번 세번도 다시 가곤하는데이상하게......... 오사카는 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분명 관광지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뭔가......... 여행하기 좋은 곳 같긴한데 딱 한번 가본 뒤로 오사카는 다시 찾을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하지만 교토는 달랐다. 교토는 나의 결과 묘하게 맞는 느낌이 있어서 아마 네번.....? 이상 다녀온 것 같다.그래서 나에게 오사카는 그냥 교토를 가기위해 지나가야하는 관문 정도..의 역할이다. 일본에 도착하면 무조건 이 편의점 달걀토스트부터 사먹는다. 맛의 차이가 약간씩 있긴한데 세븐일레븐에서 파는게 가장 맛있다(내기준) 로손과 패밀리마트도 당연히 맛있다. 데일리야마자키는 안된다. 저렴함에 속지말자. 뭐 때문인지는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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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숙소 주변의 밤거리다른나라 2025. 5. 25. 00:23
처음와본 곳임에도, 어딘가 익숙한 곳들이 있다.도쿄가 그랬고, 후쿠오카가 그랬고 잘츠부르크가 그랬다. 바르셀로나 역시 처음이지만 알 수 없는 향수가 느껴지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 했다.이걸 조금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그만큼 여행의 설렘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한데, 사실 어디를 가도 처음 느꼈던 그 충격과 신기함은 다시금 느끼기 쉽지 않기에 오히려 편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다 지나고서야 얘기지만, 나는 스페인 자체가 그런 나라인줄 알았는데후에 바르셀로나 외에 다른 도시들을 다녀와보고 알게 되었다. 바르셀로나라서 그런것이었다.스페인 일부 지역은 정서적으로 쉽지 않은 곳이..... 더러 있었다. 보통은 공항에 내려서 중심부로 들어오면 무거운 짐때문에 체크인을 먼저 하는데, 집에서 떠나온지 꽤 오랜 시..